엄박사는 헤미르의 말에 놀라 몸이 굳어지는 듯 했다.
눈 앞에 지구인 모습과는 상반된 외계인이 앉아 있는 것도, 엄박사가 알아 들을 수 있는 언어를 쓰는 것도 놀랄 일이었으나 간신히 정신줄을 부여잡고 있던 엄박사로는... 2만년전부터 지구에 불시착하여 정착해왔다는 것이 큰 충격이었다.
헤미르: 박사님! 괜찮으십니까?
헤미르는 손을 엄박사의 얼굴 앞에서 흔들어봤다.
엄박사는 너무 놀랐는지 반응이 없는 듯 하다가 곧이어 머리를 흔들며 헤미르의 손동작에 반응했다.
엄박사는 다시 물병의 뚜껑을 열어 물을 들이켰다.
엄박사: 2.. 2만년.. 전이면.. 공룡이 멸망하는 순간을 봤다는 말입니까?
헤미르는 질문을 받고, 살짝 웃으며 엄박사의 소매를 잡고 의자로 이끌었다.
그리고 자신도 다시 자리에 앉았다.
헤미르: 지구상의 모든 것이 없어지던 시간이 있었죠. 당시 우린 혜성의 정체가 궁금하기도 하고 막아보려 우주에 올랐지만...
헤미르는 잠시 말을 멈추고.. 잠시 그때를 회상했다. 그리고 곧 바로 말을 이어갔다.
헤미르: 하지만 우리가 막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아니.. 우리의 수준이 그것을 막을 수 없었다가 맞을 수 있겠네요.
그때.. 우리의 보물이라 여긴 이 녀석을 잃었습니다.
헤미르는 서랍 안에서 태블릿PC를 꺼내 화면을 오픈하며 엄박사에게 건넸다.
엄박사: (태블릿PC를 건네받고 화면을 본다) 이.. 이것..은...
강철은 미래과학연구소 관련하여 따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사라진 엄박사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 강순과 함께 움직이기도 했다.
강철: 아후... 뭘 찾을 수가 없네...
강순: 사고 현장을 너무 빨리 치워버렸어. 위에서 개입됐거나 누군가 빠르게 손 본거야.
강철: 이럴 때 놈들이 나타나기라도 하면 지휘체계가 엉망될텐데...
강순: 그리 단순하겠어? 오빠 머리가 단순하니까 그렇게 생각하는거 아냐?
강철: 그런가? 그래도 연구소잖아. 박사님 말고는...
강순: 아무리 그래도 박사님은 큰 그림만 제시할 뿐... 전투는 니가 멋대로 다했잖아?
강철: 지는?
강순: 아.. 가웅도 있지...
강철: 아.. 그르치.. 전투는 우리 맘대로 했네...
강순: 앞으론 뒷 수습도 생각하면서 해야할거야. 얼핏 봤는데 피해금액이 어마어마해.
강철: 그나저나.. 박사님 어디서 찾냐.. 답답하네...
엄박사는 계속해서 태블릿PC를 통해 헤미르가 보여준 것을 확인하고 있었다.
엄박사: 이것을 잃었다는 표현을 했는데.. 그건 무슨 말이오?
헤미르: 말 그대로입니다. 떨어지는 혜성들을 막으며 우리를 보호하던 중에 부서져버렸죠.. 조종사는 겨우 빠져나왔지만... 기체는 수리가 안될 정도로 망가졌습니다.
엄박사: 혜성이 얼마나 떨어졌길래... 우리가 알기론..
헤미르: 아는 것 이상입니다. 당시 우리가 만든 기체는 프로토타입이기도 했고.. 완성품도 아니기도 했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무모했습니다.
엄박사: 내게 이걸 보여주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헤미르: 엄박사님이라면 이 설계도를 바탕으로 새로운 겟타로봇을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정상적인 루트로 찾아가려 했으나 아직은 저희 모두가 지구인과 동일하게 변신할 수도 없고... 박사님을 만나 설명하기엔 변신이 가능한 종족이 설명이 부족하구요.
엄박사: 그래서 나를?
헤미르: 다시 한 번 이 방법으로 모시게 된 점 사과드립니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에 놓여서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부분도 보고 싶었습니다.
엄박사: 그럼.. 겟타선의 발견은.. 아니지 겟타선 자체는 당신들이 지구에 오면서 함께 온 것입니까?
헤미르: 처음 우리 기체는 겟타선을 기초로 하지 않았습니다. 겟타선은 조용히 지구에 수천년전에 도달했죠. 그런데 휴화산에 잠들어 있던 겟타선을 발견하고 그 겟타선을 발전시켜 로봇까지 건조한 것은 박사님입니다.
엄박사: 음... 내게 이런 제안을 한다는 건... 원하는 것이 무엇이오?
헤미르: (자리에서 일어나 엄박사를 바라보며) 우릴 박사님의 연구원으로 받아주실 것과 함께 새로운 겟타로봇으로 우리 행성의 복수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엄박사 : 그 말은...
헤미르: 우리를 우리 행성에서 내쫓았던 침략자들이 지구까지 온 걸 확인했습니다. 얼마전 2기의 로봇으로 쫓아낸 우주전함이 그들입니다.
엄박사: 쉽지 않은 전쟁이 될 거라 판단하시는거요?
헤미르: 우리가 겪어본 바로.. 그렇습니다. 그들은 절대 물러서지 않을겁니다. 함께 해주시겠습니까? (손을 내민다)
엄박사 : 음..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잡으며) 함께 합시다!
헤미르는 다행이라는 표정을 지으며 엄박사와 덕담을 나눴다.
엄박사는 지구인으로 변신한 기사와 준비된 차량에 오르기 위해 건물 밖으로 나왔다.
헤미르: 조만간 저희가 찾아뵙겠습니다.
엄박사: 식사를 함께 하며 얘기를 나눌 수 있다면..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알려주시오.
헤미르: 지구 식량은 다 먹을 수 있을 만큼 적응되어 있습니다. 특히 여기 한국은 매운 음식이 많더군요. 어느정도는 가능합니다.
엄박사: 오실 때 연락 주시면 식사를 마련하겠습니다. 그때 우리 조종사들도 함께 보시죠.
헤미르는 태블릿PC를 뒤에서부터 건네받아 엄박사에게 건넸다.
헤미르: 아까 보신 설계도와 저희에 대한 정보, 얼마전 나타난 메카브이 로봇에 대한 정보도 이 PC에 함께 넣어뒀습니다.
엄박사: 메카브이의 정보가 부족했 궁금한 참이었는데 잘됐군요. 고맙습니다.
헤미르: 그럼 조만간 연락드리겠습니다. 기사로 변신한 저 친구는 앞으로 박사님과 함께 하며 보호도 할 것입니다.
엄박사: 고맙소. 저도 분발해야겠습니다.
엄박사는 헤미르가 붙여준 기사와 함께 차를 타고 연구소로 복귀했다.
만 1일만에 복귀로 다들 다행이라며 반겨주었고, 강철과 강순은 무사히 돌아온 엄박사가 반가웠으나 변경된 기사가 마음에 걸렸다.
회의실 안 엄박사, 강철, 강순이 자리했다.
엄박사 : 나와 함께 온 기사는 새로 협력하게 된 무리들이 붙여준 기사이자 경호원일세. 너무 의심말게나. 일단은...
강철: 새로 협력하게 된 무리들이라니요?
엄박사 : 이 땅에 오래전부터 정착한 외계종족과 조우했네.. 조만간 이쪽으로 지구인의 모습을 한 채 올 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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