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야는 가온 어미와 함께 가온을 찾기 위해 근처의 여기저기를 찾았으나 가온을 찾을 수 없었다.
다만 다시 만나게 된 외국인이.. 고야와 가온 어미에게 전한 말은 충격적이었다.
외국인 : 음.. 순리에 따라.. 빛을 따라갔을거에요.
고야는 외국인의 말을 알아듣고 깊은 생각에 몰두했다.
그리고는 주변의 튼튼한 나무를 베고.. 버려진 나무들을 긁어모았다.
가온 어미는 그런 고야의 행동을 보고 아무 말 없이 식량을 구하고, 팔 수 있는 것들을 근처 장에 내다 팔아 쌀을 구해왔다.
그렇게.. 그들은 가온이 사라진 곳에 집을 짓고.. 터를 잡기 시작했다.
어느날 밤..
고야 : 그저 나를 잘 따라주어 고마울 뿐이오. 부인.
가온 어미 : 서방님 하시는 일이 제 맘과 같으니 제가 달리 말씀드릴게 없었지요.
그렇게 한 해가 지나가고.. 다시 한 해가... 그렇게 10년이 흘렀지만.. 가온은 돌아오지 않았다.
고야는 수염이 많이 자란 얼굴로 가온이 어디서 나타날까를 궁금해하며 항상 주변을 확인했고...
가온 어미도 시간이 될 때마다 주변을 확인하며 가온을 찾았다.
다시 30년이.. 흐르고...
가온 어미가 노환으로 먼저 눈을 감기 직전...
가온 어미 : 영감... 가온이... 만나게 되면.. 어미가 먼저 가서 미안하다 전해주세요.
고야 : (손을 꼭 잡으며) 내 꼭 그리 하리다..
그렇게 가온 어미가 눈을 감고... 고야가 손을 잡은 채 슬픔을 달래기 시작하니.. 가온 어미의 몸이 빛으로 둘러싸였고 빛이 사라질 무렵 몸은 사라졌다. 신기한 광경을 목격하고도 지난 세월 남들이 하지 못하는 경험을 했던 고야였던 터라.. 덤덤히 이 상황을 받아들이면서도 딸을 못찾은 아비로서.. 먼저 부인을 떠나 보낸 남편으로서는 슬픔에 젖을 수 밖에 없었다.
다시 6년이 흘렀다.
고야는 추운 겨울을 맞이하며 땔깜을 준비해 산에서 내려와 힘겹게 나무를 내려놓았다.
고야 : 후우.. 하루 하루가.. 이제 힘에 좀 부치는 구만...
고야는 나무들을 정리하고 방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지팡이를 짚고 서 있는 외국인을 발견했다.
고야 : 다.. 당신은...
외국인은 미소를 지으며 고야에게 다가와 고야의 손을 잡았다.
고야 : 살아있었구료.. 어.. 어떻게 지냈소?
외국인 : 그간.. 딸은 찾아왔습니까?
고야 : (어두운 얼굴 표정이 되며) 아직이오.. 내가 찾지도 못했소...
외국인 : 그랬군요...
고야 : (살짝 놀라며) 내 정신좀 보게.. 안으로 드십시다. 내 따뜻한 차라도...
외국인 : 아니오.. 지나가다 들렀을 뿐.. 이제 저도 걸음을 옮겨야합니다.
고야는 미소를 지으며 고야의 제안을 마음으로만 받겠다는 외국인을 보며 다시 한 번 놀랐다.
어느새 지팡이를 짚고 서 있던 노인은 없고.. 처음 만났을 때의 그 모습 그대로 서 있었다.
고야 : 아니.. 어느새 그때의...
외국인 : 오늘 깊은 잠을 들게 될겁니다. 따님은 아직 깨어날 때가 되지 않은 거겠지요. 당신의 가족은 다음 생에 꼭 다시 만날겁니다.
고야 : 그게.. 무슨.. 따.. 딸을 만날 수 있다는 말이오? 우리 부인도?
외국인은 고야의 손을 다시 한 번 맞잡고는 인사를 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고야는 살짝 눈이 내리는 날씨에 조금씩 사라지는 외국인을 계속 바라보다 시야에서 안보이게 되자 주변을 돌아봤다.
고야 : 내가.. 오늘.. 떠나는 구나..
고야는 이부자리를 정돈하고 자리에 누워 잠을 청했다.
그리고.. 어쩌면 딸과 부인을 만날 수도 있다는 설레임에 얼굴엔 미소를 띄고 있었다.
잠시 후... 잠이 든 고야는.. 시간이 계속 흐르고 있음에도 눈을 뜨지 않았다.
많은 세월이 흐르면서 고야의 집은 사냥꾼의 집으로도, 농부의 집으로도, 딸을 애타게 기다리던 아버지의 집으로도 불리다... 주변에 터를 잡고 사는 사람들의 쉼터로도 쓰이며.. 그 모습은 계속 바뀌면서 발전해갔다.
그리고 2004년...
고야의 집은 현대에 와서 어느 시골 마을의 마을회관이 되어 있었고, 그 회관의 앞에는 고야가 심었던 나무가 고야나무로 불리며 몇 백년 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서 명소 아닌 명소로 불려지고 있었다.
사냥꾼, 농부이기도 했던 아버지 고야가
어느 날 없어진 딸을 애타게 찾다 딸을 기다리기 위해 정착하게 된 곳...
'고야터' 로 남아있었다.
2004년 2월... 어느 날 밤
고야터의 고야나무는 빛을 내고..
그 빛이 사라질 즈음 고야나무 앞에 한 아이가 포데기에 쌓인 채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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