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간만에 개운한 아침을 맞이했다.
여유롭게 일어나 기지개를 펴며 늘어지게 하품까지 한 외국인은 조용히 밖으로 문을 열고 나왔다.
외국인 : 아...
마침 마당을 쓸고 있던 고야와 눈이 마주치고...
고야 : 괜찮소?
외국인 : 파인.. 엑설런트!! 받.. (꼬르르륵)
고야 : 하하하.. 생김새만 다르지 사람인건 똑같구료. (손짓하며) 잠시만 앉아계시오.
고야는 빗자루를 두고 주방으로 들어가 가온 어미가 준비해준 아침을 들고 왔다.
고야 : (밥상을 내려놓으며) 내 같이 먹으려고 여태 기다린지라 배가 많이 고프구료.
숟가락을 들어 건네는 고야
눈치를 살짝 보며 숟가락을 건네받더니 고야가 먹는 모습을 보고는 바로 밥을 퍼 입에 넣었다.
잠시 후...
배부르게 아침을 먹고 텃마루에 나란히 앉아 잠시 하늘을 보고 있던 둘은...
외국인의 질문에 적막이 깨졌다.
외국인 : 음.. 이쑨... 웨어 이즈 허? 이쑨...
고야 : 우리 어머니 이름이요... (고야는 바닥에 그림을 그리며 설명했다.)
둘이 그림을 그려가며 의사소통을 하던 고야는... 외국인으로부터... 그림을 통해 설명들은 바를 확인하고 잠시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고야 : (그림을 그리며) 정말 우리.. 가족이... 이곳을 떠나야만.. 살 수 있다는 거요?
외국인 : (그림을 그리며) 예스. 예스.
고야 : (그림을 그리며) 당신을 따라 나서야 한다!?
외국인 : (그림을 그리며) 예스.. 예스...
그날 밤...
외국인은 여유방에 머물게 하고 가온 가족이 모두 모여 고야가 설명을 시작했다.
고야 : 저분과 그림을 그려가며 이야기를 나누어 봤는데... 내가 이해한건...
이곳을 떠나야하고.. 외국인을 따라 가야만 우리 가족의 변화에 대처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고는...
고야는 가온 어미와 가온의 눈치를 살폈다.
가온 어미 :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근처에 산소를 돌보고 있는데... 떠나는게 맞을까요?
가온 : 아버지..우리가 이곳을 떠나지 않으면... 죽..는 건가요?
고야 : 저 분 설명으로는 그런듯 하다.. 산소는 다시 거둘 수 있겠지만.. 우리가 죽고나면 아무 소용이 없지 않을까 싶다.
가온 어미 : 그 말씀도 맞긴 합니다... 하지만...
고야 : 부모님 묘를 뒤로하고 떠나기가 얼마나 불효가 될지... 내 짐작보다 크겠으나.. 우리 어머니에게 약을 주고.. 그 약을 우리가 먹고는 이렇게 변한 상황에... 그 장본인이 자기를 따라와야 한다고 하니... 나도 처음에는 믿기지도.. 당치도 않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일단 살아야 한다면... 방법이 저 분을 따라가야만 한다면.. 다녀오는 것이 낫지 않을까? 생각도 동시에 들더이다...
가온 어미 : 그럼.. 이번에도 서방님 판단하신대로 하시죠.지금까지 안 좋은 판단은 하지 않으셨으니... 따르겠습니다.
가온 : 저두요. 아버지가 가벼이 생각하시고 말씀주신 것이 아닌 것을 느끼고 있어요.
며칠이 지나고..
외국인의 몸상태가 괜찮다는 판단이 들고.. 그간 준비한 짐을 꾸린 가온 가족과 외국인은...
집을 나서 외국인이 안내하는 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가온은 특유의 친밀함으로 외국인과 친해지며 외국인에게 말을 가르치는 등 소통에 능한 모습도 보였다.
그렇게 20 여일이 지난 산에서 야영을 하게 된 날 밤...
외국인은 가온에게 손짓 발짓, 그림까지 그려가며 뭔가를 설명하고는...
가온이 자신이 이해한 바를 다시 그림을 그려가며 이야기 하며 서로 고개를 끄덕였다.
가온 : (부모에게 다가와) 저 분 말씀이.. 이제부터는 동쪽으로 우리 3명만 가야한데요. 자신의 길잡이는 여기까지인 걸로 확인이 된다고 하시네요.
고야 : 동쪽으로.. 얼마나 더 가야한다고는 말이 없었느냐?
가온 어미 : 무작정 동쪽이라고만 하니...
가온은 다시 외국인과 이야기를 주고받고는...
가온 : 지금까지 온 속도로 열흘 정도라고 합니다. 날이 밝으면 출발해야겠어요.
그리고.. 다음날 아침...
외국인은 그림과 함께... 귀한 종이에 글을 적어 남기고는 사라진 상태였다.
가온 가족은 다같이 모여 그림을 외우다 싶이 보고는...
가온이 종이를 곱게 접어 보관하며 다시 동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다시 열흘이 넘어.. 이틀이 더 지난 어느 날...
고야는 냇가에서 물을 떠다 나르며 열이 펄펄 끓는 가온에게 먹였다.
고야 : 웃차..(가온을 눕히곤 부인을 본다) 당신은 어떻소? 괜찮소?
가온 어미 : 견딜만 합니다. (물을 건네받아 마신다) 카아..
고야 : (다시 건네받아 물을 마신다) 크허... 이제서야 눈이 좀 돌아오는구료.
가온 어미 : 냇가에서 물 떠오실 때 먼저 안드셨어요? 너무 빨리 드셨어요.
고야 : 딸아이가 이리 열이 끓는데 마셔볼 생각보다 떠올 생각뿐이었다오. 살짝 괜찮은 물인지만 맛 봤소.
가온 어미는 살짝 웃으며...
가온 어미 : 좀 쉬시죠. 많이 걸으셨습니다.
고야 : 아이구.. 나만 그리 했소이까.. 먼저 쉬고 계시오. 내 주변에 먹거리 삼을 만한 걸 찾아보고 오리다.
가온 어미 : 아직 식량 있어요. 쉬시는게....
고야 : 비상으로 먹을 포 뿐이지 않아요? 조금만 둘러보겠소. 아직 날이 어둡지 않으니 말이오...
고야는 가온 어미를 진정시키고 주변을 돌아봤다.
짐 가방에서 꺼내온 도구들을 엮어 통발을 만들어 물 속에 넣고...
주변 나무의 열매들을 살피보며.. 옷을 엮어 열매를 담기 시작했다.
고야 : (하늘을 보며) 아이구.. 벌써...
고야는 옷에 담은 열매들을 물에 씼고는 다시 챙겨 가족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고야 : 부인.. 이 열매들 좀 봐주시오. 응?
가온과 가온 어미는 나란히 누워 단잠에 빠져있는 상태였다.
숨이 붙어있는지 확인하고는 덮을 것을 꺼내 덮어주고는 옆에 누워 잠을 청했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는....
가온이 없어진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