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Live On

5화 :: 변화

짜잘다꼼 2024. 11. 19.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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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부모님과 함께 겨울을 나고..

새롭게 맞이한 봄에.. 겨울 내내 독감으로 골골하던 고야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

날이 따뜻해지면서 좋아지는가 싶더니 어느 날 정좌를 하고 앉아 차분히 말을 전하던 아버지는

다음날 편안한 얼굴로 눈을 감았다.

 

고야 아버지 : 고야 장가도 갔고.. 며느리도 봤고.. 손녀도 봤으니.. 내 할도리는 다 한 거 같다. 나한테 시집와 고생 많이 한 니들 어머니 자알~ 모셔라.

 

하지만 고야 아버지의 마지막 유언도 무색하게...

고야 어머니는 여름 독감에 시달리다 결국 눈을 감았다.

며느리의 손을 잡고 고맙다라는 말과, 가온의 손을 잡고 가온을 만나 기쁘다는 말을 남겼다.

 

고야는 가을 밤.. 허전한 마음에 집 근처 큰 돌에 올라 멍하니 주저 앉아 있었다.

 

가온 어미 : 서방님. 뭐하고 계세요.

 

고야 : (뒤를 돌아보며) 음? 왔소? 그냥.. 조금 허전한 마음이 들어서...

 

가온 어미 : (옆에 앉으며) 집터도 봐두고 집을 짓기 시작하다 두 분다 가시니.. 허전하신겁니까?

 

고야 : 응.. 그런듯 하오.. 가온이는 뭐하고 있소?

 

가온 어미 : 굳이 본인이 설겆이를 하겠다고 당신께 가보라 하네요. 1년 새에 부쩍 컸어요.

 

고야 : 다행이구료. 잘 자라줘서..

 

가온 어미 : 다른 걱정거리가 있는 건 아니지요?

 

고야 : 아니오. 부모님이 약속이라도 하신 듯 차례로 가버리시니.. 내가 아들이긴 아들인가보오.

 

가온 어미 : 저랑 가온이도 있어요.

 

고야 : (웃으며 난수를 바라본다) 그럼.. 그럼요. 알구 말구요.

 

SMALL

 

고야와 가온 어미가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오니 가온이가 설겆이를 끝내고 텃마루에 앉아 있다가 일어났다.

고야는 그런 가온을 향해 손을 흔들다 가온의 모습을 보고 놀랐다.

 

고야 : 부.. 부인.. 온.. 온이가 커.. 커진듯 하지 않소?

 

가온 어미 : 어머.. 그러게요. 옷이 저리 짧았는지 모르고 있었네요. 아이구.. 정신머리 하고는...

 

가온 어미는 서둘러 가온에게 다가가 가온의 팔 길이와 다리 길이를 확인했다.

가온은 별 일 아니라는 듯 웃으며 입을 열었다.

 

가온 : 설겆이한다고 옷을 접어 올려 그런가봐요.

 

고야 : 아니야.. 혹.. 치마도 올려 입은 것이니?

 

가온 : 음? 그건 아닌데요?

 

고야 : 부인.. 아무래도..

 

가온 어미 : 자랐어요. 확실히.. 팔 다리도 길어졌구요. 

 

가온 : 설겆이 돕다가 키가 자란거에요?

 

가온 어미 : (가온을 쓰다듬으며) 그런가보다. 새로 옷을 지어야겠네? 바느질도 배울겸 함께 하자꾸나.

 

가온 : (해맑게) 네!

 

새로 옷을 지어 입은 가온은 그해에만 10cm 이상 크며 왠만한 또래 남자 아이보다 더 커져 있었다.

그리고 힘도 왠만한 성인보다 위였고, 나날이 힘이 좋아져갔다.

 

이런 변화는 고야와 가온 어미에게도 찾아왔다.

성장이 멈춘 게 맞는 성인인 이들은 원래의 키보다 10cm 가까이 커졌고, 힘 역시 엄청나게 오른 상태였다.

 

가온 어미는 가득 찬 큰 장독대를 한 손에 하나씩 가볍게 들 정도였고

고야는 평소에 어른이 20명이상 밀어도 꿈쩍하지 않을 매우 큰 돌을 밀어낼 정도의 힘이 생겼다.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가온을 비롯해 온 가족이 더 커지고 힘도 더욱 좋아지며 남들에 비해 먹는 양도, 재배해서 기르는 양도 4배는 많아졌다.

곡간에 곡식을 채우면서도 이웃을 돕고, 나누는데 멈추지 않았던 그들은...

해가 지나면서 더더욱 이웃들에게도, 거리가 먼 다른 마을 사람들에게도 덕망이 좋은 가족으로 이름이 나기 시작했다.

 

3번의 해가 바뀐 겨울...

나라의 전쟁이 마무리되고.. 평화로운 나날이 이어지던 어느 날...

고야 가족이 사는 집에 낯선 여행객이 찾아왔다.

 

여행객 : 헤헬로우? 익스큐즈미?

 

아무런 대답이 없다.

 

여행객 : 낫 퍼슨... 오 마이 갓...

 

이때 2m 가까이 까지 자란 가온이 밭에서 난 작물을 거둬 집 앞에 다가와 여행객의 뒤에 섰다.

 

가온 : 누구세요?

 

여행객은 말 소리에 놀라고, 가온의 큰 키에 놀라 뒷 걸음질 쳤다.

 

가온 : (해맑은 표정으로) 누구세요? 혹시..  저희 부모님을 찾아오셨나요? 

 

여행객 : 아.. 음.. 아임.. 어.. 아임 트래블러.. 쏘우.. 

 

이때 여행객의 배에서 누가 들어도 며칠은 굶은 듯한 꼬르륵 소리가 났다.

가온은 잠시 소리에 멈칫하다 바로 표정미 밝아지며 여행객의 손을 잡고 집으로 들어왔다.

손짓을 하며 텃마루에 앉게하고는 바로 주방에 삶아놨던 고구마와 감자를 가져다줬다.

그리고 잊지 않고 물도 한 사발 떠와 옆에 두었다.

 

여행객은 땡큐를 연발하며 감자와 고구마 하나씩 들고 한 입씩 허겁지겁 베어 먹기 시작했다.

가온은 그런 여행객을 지켜보며 옆에 뒀던 물도 챙겨주었다.

어느정도 배가 찬 여행객은 자신의 언어로 이야기를 시도했지만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가온의 표정을 보고 그저 가온을 손을 잡고 땡큐만 연신 말했다.

 

고야 : (집으로 들어오다 여행객을 보고) 엇? 온아. 누가 오셨느냐?

 

가온: 아버지! 

 

여행객은 고야의 얼굴을 보고는 

 

여행객 : 이쑨!! 이쑨!! 이쑨!!!

 

이라고 외치며 뛰어나와 고야를 껴안았다.

 

고야 : (얼떨결에 안겨) 어엇.. 왜.. 왜.. 이러시오..

 

여행객 : 이쑨!! 롱 타임 노씨!! 이쑨!! 방가워효!!

 

고야는 여행객의 말을 제대로 듣고는 놀라 여행객을 떼어내며 말했다.

 

고야 : 이순? 우리 어머니 존함인데.. 어찌 알고 계시오?

 

여행객은 고야의 표정을 보고는 바닥에 그림을 열심히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손으로 1, 2, 를 나타내며 그림의 순서를 설명했다.

 

그림을 모두 보고 나니 산을 타다 다친 자신을 치료해준 것이 고야의 어머니였고 근처 동굴에서 무사히 지낼 수 있도록 해주었고, 답례로 고야의 어머니 이순에게 신비의 약이라고 전해준 인물이었다.

 

가온 어미 : (어느새 합류해 함께 보고 있다가) 그런데 이분과 말이 안통하니.. 계속 그림을 그려야 할까요?

 

고야 : 현재로서는.. 그 방법이 최선인듯 하오..

 

가온 : 그럼 할머니께서 주신 약이.. 이분이 주신 약이고? 우린 그 약을 먹고 살아난 거잖아요. 생명의 은인이네요!!

 

고야 : (가온의 말에 다시 눈을 뜨며) 그렇구나.. 온아.. 중요한 사실을 말해주었구나.

 

여행객은 고야 가족의 표정에 자신도 안도를 한 듯...

그간의 피로를 못 이기고 웃으며 쓰러졌다.

가온 어미는 바로 여행객의 맥을 확인하며 여행객의 몸상태를 확인했다.

 

가온 어미 : 다행입니다. 크게 어디 상하거나 하진 않았어요. 계속 먹지도 못하고 잠도 제대로 못 잤나 보네요.

 

고야 : 내 여분 옷을 좀 주시오. 일단 내가 씼기고 옷을 좀 갈아입힐테니... 

 

고야는 여행객을 가볍게 들어 안고는 주방 옆으로 가 여행객을 눕혔다.

그리고 여행객의 옷을 벗기고 따뜻한 물을 받은 대야에 여행객을 넣고 몸을 씼겼다.

한참을 씼기고 젖은 몸을 닦고, 옷까지 갈아입히고는 서재 비슷하게 쓰던 방에 눕히고 방에 군불을 떼며 정성을 다했다.

가온은 어미를 도와 탕약을 만들고.. 고야는 탕약까지 받아들어 여행객에게 먹이고는 

 

고야 : 후.. 일단 깨어날 때까지 기다려봅시다. 부인이 확인했으니 피로가 풀리면 깨어나지 않을까 싶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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