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가 세워진 후 왕성한 활동과 치밀한 전략을 펼치던 시기
한 아이가 태어났다.
너무나 작게 태어난 아이... 부모는 이 아이를 보고 처음엔 놀랐지만.. 지극정성으로 키웠다.
아이는 부모의 정성때문인지 잘 자라 청년이 되고 집안일을 도우며 지내게된다.
돈을 벌어오겠다며 군에 지원, 입대 후 병사로서 많은 전쟁을 치뤄내게 된다.
하지만...
(입대를 위해 떠나기 하루 전)
아이의 부: 고야.. 항상 중간만 하거라... 너무 튀어도.. 너무 못나도.. 안되니.. 중간이 좋단다...
고야: 예. 아부지.
아이의 부: 너는 산에서 자라서 인지 다른 또래보다 힘도 쎄고 날렵하지만.. 이 아비의 말을 잊지 말거라.
항상 아버지의 말을 생각하며 그리 튀지도 못나지도 않게 지내며 여느때와 같이 전쟁터에 나가 죽지 않기 위해 싸움에 임하던
어느 날...
고야: (칼이 가슴을 뚫고 나온다) 허억....
그대로 쓰러지는 고야...
수 많은 시체들 사이에 하나로 땅에 몸을 누이게 되며 고야는 힘껏 잡고 있던 창도 내려놓게 되었다.
수 시간이 흐르고...
시체들 사이에서 깨어난 고야는 엄청난 고통을 느끼게 되었지만.. 비명조차 지를 힘도 없는 것이 사실이었다.
고야: 우욱...
숨이 쉬어지는 것을 알게된 고야는 손을 움직여 몸에 다른 상처는 없는지 만져보고...
다리를 조금씩 움직여보며 몸 상태를 확인했다.
나지막한 신음과 함께 몸을 일으킨 고야는... 일으키며 움켜쥔 칼을 지팡이 삼아 조금씩 발걸음을 옮겼다.
산자락에 다다르자 나무에 몸을 기대 잠시 쉬던 고야는... 다행인건지.. 잠에 들게되었다.
다시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고....
눈을 뜬 고야는 가슴의 상처가 치료되어 있고... 몸이 앉은 상태로 기대어 있는 것이 아닌 편하게 누워있는 것을 알게되었다.
고야: '여긴... 어..디지...?'
여자아이: 어? 깼나보다! 어머니!!
아이의 엄마: (아이의 말을 듣고) 그래? 어여 가보자.
아이와 함께 고야 옆으로 온 여자는 고야의 상태와 상처를 다시 살피며 말을 걸었다.
아이의 엄마: 정신이 드시나요? 제 말 들리세요?
고야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주변을 천천히 둘러봤다.
아이의 엄마: 상처가 깊긴 하지만 다행이에요. 잘 버텨내셨군요. (아이를 보며) 물을 좀 가져다줄래?
여자아이: 네!! (뛰어간다)
아이의 엄마: 올땐 천천히 걸어와야한다~
고야: (힘겹게) 어..디요.. 여...기..ㄴ...
아이의 엄마: 저와 딸이 기거하는 집이랍니다. 피를 흘리며 나무에 기대고 있는 채로 발견되서서 치료를 위해 이리로 옮겼답니다.
고야: (힘겹게) 아... 고..맙소...
이때 아이가 물을 가져왔고 아이의 엄마는 고야의 머리를 들어 아주 천천히 고야의 입에 물을 흘려넣었다.
아이의 엄마: 천천히 흘리듯 드릴테니 천천히 넘겨보세요.
고야가 물을 삼키는 것을 확인한 아이의 엄마는 몇 차례 나누어 더 물을 흘려넣었다.
그리고 고야는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다시 시간이 흐르고...
고야는 들려오는 소리에 자연스럽게 귀를 열은채 일어나진 못했다.
여자아이: 어머니. 저 분이 다시 깨어나시면.. 뭘 해야 하나요?
아이의 엄마: 응? 뭘 해야 하냐고?
여자아이: 네. 어머니가 그러셨어요. 저 분이 깨어나도 한동안 움직이긴 힘드실거라고...
아이의 엄마: (흐뭇해하며) 내 말을 잘 기억하고 있구나..
아이의 엄마는 여자아이의 볼을 살짝 꼬집으며 흐뭇해했다.
아이의 엄마: 상처가 깊으시니 건강을 찾으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하실거다. 그때까진 조금 불편해도 보살펴드려야 한단다.
여자아이: 저는 불편하지 않아요.
아이의 엄마: 고맙다 아가..
다시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고야는 또 다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열었다.
여자아이: 며칠 째 드신 것도 없이 깨어나질 않으시네요.
아이의 엄마: 어미도 그게 걱정되어 아까 미음을 입에 좀 넣어드렸는데...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구나.
여자아이: 어머니 의술은 좋으시니 괜찮을거에요.
아이의 엄마: 그랬으면 좋겠구나.
여자아이: (팔을 내보이며) 지난 번 다쳐 생긴 제 상처도 아예 사라졌잖아요.
다시 시간이 흐르고...
고야는 눈을 떴다. 그리고 스스로 몸을 일으켜 주변을 돌아봤다.
고야: 하아.. (가슴을 움켜쥐며) 욱! 으....
이때 여자아이가 집안으로 들어왔다.
여자아이: (고야에게 달려오며) 괜찮으십니까?
고야: (힘겹게 아이에게 고개를 돌리며) 그... 그래.. 잠시.. 토.. 통증이 왔..구나... 하아.. 좀 있음 괜찮을게다.
여자아이: 어머니를 모셔올게요. 가만히 계세요.
고야: 아니.. 무.. 물...물을 좀.. 다오..
여자아이는 뛰어가려다 고야의 말에 물을 가져와 고야에게 건넸다.
고야는 천천히 물을 마시고는 숨을 길게 내쉬었다.
고야: 이제.. 한결 낫구나.. 고맙다 아이야..
여자아이: 제 이름은 가온이에요. 어머니는 온이야 라고 부르세요.
고야: 그렇구나.. 난 고야.. 고야란다.
이때 밭에서 작물을 캐어 들어온 가온의 엄마가 놀란 눈으로 가온과 고야에게 다가왔다.
가온 어미: 깨셨습니까? 괜찮으신건가요?
가온: 물을 달라하셔서 제가 물을 가져다 드렸습니다.
고야: 한결 나아졌소.. 온이 덕분에.. 이거.. 폐를 많이 끼쳐.. 미안합니다.
가온 어미: 아닙니다. 다치신 분을 외면하는건 아니기에 치료한겁니다. 폐라뇨.
고야: 뒤..뒷간에 좀...
가온 어미는 고야를 부축해 뒷간으로 갔다.
고야는 뒷간에 도착해 들어가며 양 옆의 세워진 기둥에 의지하며 볼 일을 봤다.
옆에서 흐르는 물을 이용해 씻기까지 하고 나온 고야는.. 밖으로 나가자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가온 어미를 보고 얼굴과 몸을 돌리며 부끄러워했다.
고야: 아니.. 어.. 어찌.. 거기... 거.. 좋.. 좋은 소리도 아니었을건데...
가온 어미: 아닙니다. 치료를 했으니 확인 차..
고야: 아.. 그..그래도... 엇...
가온 어미: (얼굴이 살짝 붉어지며) 깨어나 속도 비우셨으니 시장하시죠. 조금만 기다리시면 밥을 지어드리겠습니다.
고야: (자신이 입고 있는 옷을 보고 있다가) 아.. 그... (배를 살짝 만진다)
가온 어미는 캐온 작물을 활용해 밥을 지어 상을 올렸다.
가온 어미와 가온이 한 상.. 고야가 한 상...
고야는 이 상황이 어색해 숟가락을 들기를 머뭇거렸다.
가온은 자신의 어머니와 고야를 번갈아 쳐다보다 밥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가온 어미: 차린게 많이 없습니다.
고야: 차린게 없다니요... 객에게 이리 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가온 어미: 먼저 수저를 드시지요.
고야: 아.. 예.. 그..럼...
고야가 수저를 들어 한 술을 뜨고는 가온을 한 번 바라고는 입에 넣자 가온 어미가 가온에게 수저를 챙겨주며 밥을 먹기 시작했다.
천천히 밥을 먹던 고야는 두 모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받은 상을 살짝 들어 가져다 붙이며 옮겨 앉았다.
고야: 함께 드십시다. 그.. 제가 이집 상전도 아닌데.. 이렇게 먹는다는 것이 좀.. 어색합니다.
가온 어미: 남녀가 유별하다 했사온데...
고야: 머.. 그말은 저도 들어 압니다만.. 이 집의 주인이지 않습니까.. 저는 객이고.. 그 말은 현재 이 상황엔 안맞을 듯 합니다. 전쟁터에서도 전우들과 함께 밥을 먹어버릇해... 더 없이 어색합니다.
그렇게 고야의 고집대로 셋은 함께 한 상에서 밥을 먹었다.
그리고 고야는 자신의 상처가 다 아물려면 가온 어미의 도움도 필요하고... 당장 갈 곳은 고향 뿐이지만.. 섣불리 움직일 수도 없는 상황이라 밤새 고민이 이어졌다.